택시기사가 자주 방문하는 밥집은? 바로 양 많고 스피드한 기사식당! - I LOVE MY C
혹시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진정한 맛집은 기사식당이다."
기사식당이 진짜 맛집인 이유는 택시기사님들이 수많은 식당을 겪어보신 후 마침내 정착한 인정받은 식당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많은 양과 빠른 속도처럼 기사식당이라면 마땅히 갖추어야 하는 덕목(?)은 기사님들의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게끔 만들죠.
이러한 기사식당의 특성은 비단 기사님들만이 아니라, 최근 급격한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점점 늘어나는 '나홀로 식사족'에게도 환영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공교롭게도 제가 바로 '1인 가구의 나홀로 식사족'입니다. 제가 좀 최신유행에 민감한 편이라서 말이죠.
아침을 걸러 생사의 경계가 느껴질만큼 허기진 점심에 가까운 기사식당을 찾았습니다.
양천기사식당
먼저 찾아간 곳은, 양천구에 위치한 대구탕과 돼지불백 맛집으로 소문난 양천기사식당입니다.
바로 눈의 띄는 것은 비교적 넓은 주차장입니다. 기사님들이 자리 걱정을 덜 하시겠네요.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오 맙소사 21세기에 이런 가격이 가능하단 말인가!!!" 이런 수준의 가격대는 아니에요.
하지만 물가 상승 추이를 미루어 봤을 때, 이정도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평소 즐겨 찾는 'Kimbab Heaven' 과 큰 차이는 없지만,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이겠지요.
시간이 시간인지라 식사를 하시는 기사님들이 계셨습니다.
기사식당은 처음이라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한참을 고민하다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정말 맛있게 비춰지던 돼지불백을 주문했습니다.
대체로 고춧가루가 들어간 밑반찬이 많이 나오더구요.
저는 자극적인 입맛이라 싫지는 않았습니다만, 개인의 식습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습니다.
굉장히 굶주려 있는 상태라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돼지불백의 비주얼은 인정합니다. 인정!!!
특히 이런 메뉴를 1인분으로 주문 가능하다는 점이 큰 플러스 요인이네요.
아, 비주얼 보세요. 점심시간에 이 비주얼을 보고 누가 참을 수 있겠습니까?
마음 같아서는 반주가 있으면 좋겠지만, 낮술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불러올 것 같으니 자제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사'식당에서의 음주는 좀 여러 의미로 두려움이 느껴지네요. 낮이나 밤이나 안전운전!!
가격이나 맛이나 나쁘지 않은 점심식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본인이 분위기에 민감하다거나 어색함을 극도로 못 견디는 성격이라면 약간의 불편함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주 고객'이 현업 기사님들이라 특유의 분위기가 있네요.
물론 나쁜 의미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익숙치 않다면 다소 어색하고 불편할 수는 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난 이제 당당한 나홀로 식사족이다. 그 어떤 분위기에도 녹아들 수 있다.' 이런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저도 다시 찾게 될 것 같네요.
양천기사식당 I 서울시 양천구 신월2동 602-8
형제돈까스 기사식당
기사식당을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각각의 기사식당마다 주력으로 내세우는 메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양천기사식당이 돼지불백이나 전골류 처럼 냄비음식을 주력으로 했다면, 이번에 찾은 '형제 돈까스'는 입구에서부터 "우리는 돈까스가 주력이다!!!" 라고 외치는 듯 하네요.
제 기준에서는 '칼질'하는 음식과 '망치질'하는 음식은 품격 있는 음식의 척도이며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음식들이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모든 메뉴를 맛보기 위해 정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며 주위를 구경했습니다.
양천기사식당과 마찬가지로 '혼자 먹기'에 좋아 보입니다. 차이점이라면 기사식당 특유의 분위기가 조금 덜 하다는 점입니다.
와, 고추에서 감탄을 금치 못 했습니다. 역시 돈까스에는 고추죠.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피클이 들어간 음식 치고 맛있게 먹어본 음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
이거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퓨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교양인이라면 역시 돈까스 전에 스프 정도는 마셔줘야죠.
깍두기도 집어 먹고 된장도 찍어 먹고 하다보니 주문했던 메인메뉴가 나왔습니다.
정식에는 돈까스, 생선까스, 함박까스, 카레돈까스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7000원에 이런 다채로운 까스세트라면 가격은 부담 없지만 배는 부담이 되겠군요. 그래도 배불리 먹어보는 게 소원이라는 아프리카 친구들을 생각하면 남길 수는 없지요. 남기지 마세요.
이걸 핑계로 친구를 데려가면 되겠네요. '나홀로 식사족'에 괜한 자부심 갖지 마세요. 그런건 저 하나로 충분하니까요.(잠깐 눈물 좀 닦겠습니다.)
샐러드 드레싱은 셀프입니다. 입맛에 맞게 케찹을 촵촵촵, 마요네즈를 마요마요 뿌려주세요.
전반적으로 만족할만한 양과 가격과 맛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음식의 '삼위일체' 아니겠습니까.
역시 식후땡.. 아니 식후에는 커피죠. 코리안 트레디셔널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포만감을 느끼고 있으니 혼자 밥을 먹어도 외롭지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형제돈까스는 기사식당 치고는 특유의 분위기가 적고 비교를 하자면 기사식당 보다는 킴팝헤븐과 유사하다고 느껴집니다. 갓 나홀로 식사족이 되신 분들도 거부감 없이 식사를 즐기실 수 있겠습니다.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나홀로 식사족 여러분 끼니 거르지 마세요~
형제돈까스 I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944-3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