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여러분에게 제주도는 어떤 의미인가요? 누군가에게 제주도는 불같은 로맨스의 한 귀퉁이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제주도 맛집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던 제주도 여행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제주도 가볼 만한 곳이라 하면,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떠오르는 것은 바다, 한라산, 올레길 정도인데요. 아.. 간혹 게스트하우스라고 하시는 분들도 제법있습니다만, 오늘 우리가 함께 할 곳은 제주도와 그다지 어울린다고 하기 쉽지 않은 장소입니다. 카플스테이션 12호! 제주도에 위치한 세계자동차박물관입니다.
제주도 세계자동차박물관은 2008년 4월에 개관하여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제주도를 찾는 많은 분들이 잘 모릅니다. 안타깝죠. 워낙 볼거리가 많은 관광지라서 그런지, 제주도의 자동차박물관이라고 하면 왠지 빛 좋은 개살구일 것 같은 느낌이 막연하게 들어서 일까요?
하지만! 더 이상 그런 오해는 NEVER!
오히려 제주도이기에 가능한 차별화된 자동차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물관 너머로 빛나는 바다와 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동차박물관은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문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자동차 바퀴의 변천사를 보게 됩니다.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변천사 선수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자동차 바퀴가 그동안 어떤 재질과 모습으로 변해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답니다.
세계자동차박물관은 세계 각국의 자동차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여 자동차 문화발전에 희망을 주고자 설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목적이나 꿈이 그렇듯 상당히 거창한데요. 꽤 탄탄한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마냥 허황된 꿈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답니다.
허리가 길어 슬픈 짐승을 시승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박물관 외부에 독특한 자동차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실외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는데, 밖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관리 상태가 좋더군요.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게 살짝 아쉽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길만한 사진을 찍기엔 충분하게 보였답니다.
본격적인 관람은 박물관 로비에 들어서면서부터죠. 내부로 입장하자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다름 아닌 벤츠 300SL!!! 무려 300SL입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슈퍼카로 유명한 전설적인 명차 벤츠 300SL이 갈매기를 연상시키는 걸윙도어를 바싹 올리고 맞이해주더군요.
"웰컴- 끼룩- 끼룩-"
완성차 전시관은 총 6개로 나뉘어 있으며,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태엽자동차부터 1900년대 중후반까지의 차들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한 세기를 풍미했던 명차들만 모아놓은 명품관과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서 의미 깊은 차들까지 있어 자동차 애호가라면 잠시도 흥분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답니다.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계실 테지만 용인에 위치한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을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자동차박물관이라는 특성상 유사한 부분도 다소 있습니다만, 조금 다르게도 느껴지는 것은, 제주도라는 특별한 장소가 주는 색다른 느낌 덕이 아닐까 싶네요.
제주 세계자동차박물관이 삼성화재교통박물관과 다른 느낌을 주는 것 중 하나는 무게를 어디에 두었느냐인 것 같은데요.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 어린이 교통 교육에 조금 더 중점적이라면, 제주 세계자동차박물관은 어른들의 꿈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주 세계자동차박물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전시관이라면 단연 제4전시관인 것 같아요. 이곳이야말로 남자의 로망이 꿈틀꿈틀 대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세기 최고의 명차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제4전시관의 또 다른 이름은 명품관이라고 하네요. 슬쩍- 둘러보기만 해도 과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감히 이름을 부르기 어려운 마치 볼드모트 같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가 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모두가 짐작 가능한 한국관입니다. 누군가가 떠올렸을 현란한 불빛이 번쩍이고 한껏 신이 난 군중들이 몸을 흔들어재끼는 그 한국관 아니에요. 여기서 고성방가하시면 잡혀갑니다.
제주도에 왔으면 오메기떡을 사가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듯이, 제주 세계자동차박물관을 왔으면 이곳의 기념품을 또 사가야 제맛 아니겠습니까? 실제 차량을 일정 비율로 똑같이 만든 모형을 다이캐스트라고 하는데요. 여기가 국내 최대의 다이캐스트 전시관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카플스테이션 12호 제주 세계자동차박물관을 열정적으로 소개했습니다만, 그 어떤 희귀한 자동차보다도 이곳의 최대 장점은 역시 우리나라 최남단 환상의 섬 마라도가 한눈에 펼쳐지는 감탄스러운 풍광이겠죠. 특히 일몰 때의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광경은... 직접 여러분의 눈에 담고, 마음에 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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