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불스원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자동차사진 강좌 2부로 돌아왔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일주일 동안 예쁜 사진 많이 찍으셨나요? 아직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은 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흔히 사진의 3요소를 말할 때 '구도, 노출, 초점'이라고 하죠. 이것을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구성, 빛,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3요소를 MSG처럼 적절히 사용하여 보다 맛깔나는 자동차 사진을 찍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작은 모험이 큰 변화를 만든다
지난 시간에 다뤘던 격자(Grid) 기억하시나요? 한 주 동안 이 격자에 맞춰서 반듯하게 찍는 연습을 충분히 하셨다면 이제 응용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는 격자 없이도 충분히 기준을 잡을 수 있다면 격자를 끄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구성을 바꿔보세요. 구성을 바꾼다는 것은 시선의 변화를 뜻하며 반드시 자동차사진에서의 자동차의 비중이 100%가 아니어도 된다는 말입니다.
자동차를 중앙에 배치했던 첫 번째 사진과 위의 두 번째 사진의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단지 왼쪽으로 몇 걸음 더 갔을 뿐인데 구성이 달라지고 각각의 피사체가 갖는 비중이 달라졌습니다. 인물과 자동차의 영역을 50:50으로 시선을 분산시켜 자동차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졌지만 대신 안정적이고 적절한 해몽을 할 수 있을만한 사진이 나왔지요.
그렇다고 늘 안정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위의 올뉴투싼이나 LF소나타처럼 경우에 따라 보다 역동적이고 오로지 자동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진을 찍어야 할 때도 있죠. 물론 어디까지나 취향의 차이일 뿐이니 사실 크게 신경 쓸 건 아닙니다. 사진은 일단 재밌고 봐야 하니까요.
좌우로 시선을 옮겼다면 위, 아래로도 시선을 옮겨 보시길 바랍니다. 항상 반듯하게만 서서 찍어서는 결코 멋진 사진을 얻기 어렵습니다. 평소와 다른 눈높이로 바라봤을 때 뜻밖의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지요. 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는 그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겐 어떻게 비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
2. 항상 전부 보여줄 필요는 없다
사진을 찍으며 가장 흔하게 범할 수 있는 첫 번째 오류는 무조건 하나의 프레임 안에 전부 넣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도 통째로 넣고 마음에 드는 사물들도 몽땅 집어넣으려다 보면 굉장히 산만한 사진이 되어 도무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게 되곤 하죠.
그리고 두 번째 오류는 모두 보여주려는 욕심에 너무 밝게 찍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과유불급이라 지나치게 밝을 경우 오히려 잃는 것이 많아집니다.
위의 예시 사진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자동차와 숲이죠. 사방이 푸르른 울창한 숲과 i3의 전체를 담을 수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둘 다 반씩 잘라냈습니다. 자연과 자동차가 서로 양보한다는 느낌을 살려 전기자동차인 i3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또한 뒤쪽이 어둡다 싶을 정도로 노출을 내려 빛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을 담으려 했습니다. 그 결과로 밝은 부분은 적정노출이 되어 뭉개지는 곳 없이 앞부분까지 나뭇잎의 녹색이 잘 살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죠. 꿈보다 해몽 같은 경향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만일 전체를 꾸역꾸역 집어넣고, 어두운 부위에 노출을 맞췄다면 이런 해몽조차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진은 필요한 것을 더하는 작업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빼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정말 보여주고 싶은 것은 최대한 세 개 정도로 제한하고 그 외의 것들은 과감히 빼는 연습을 해보세요.
3. 주어진 조건을 활용하라
우리네 인생이 그렇듯 사진 역시 언제나 같은 시간, 같은 상황, 같은 장소에서 찍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그런 것은 재미가 없겠죠. 따라서 현재 주어진 조건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은 우연히 자동차 위에 드리운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을 찍은 사진인데요. 때마침 자동차 표면에 나무가 반사되고 있으며 공교롭게도 자동차 색상이 매우 가을스러운 색상입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활용하여 사진을 찍었더니 세상에나! 이렇게 가을 향기가 물씬 나는 감성사진이 나왔습니다! 또한 같은 조건에서도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바람이 심하다거나 비가 내린다고 하여 상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각의 조건엔 그 조건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결과물들이 있으니까요. 예시사진의 LF소나타처럼 비에 젖은 아스팔트에 은은하게 반사되는 묘한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위와 같이 우연히 만난 차선의 곡선과 적절한 자동차의 배치로 자동차가 지나온 궤적이 남은 듯한 동적인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조합을 하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여러분만의 색깔을 담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죠. 절대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정답이 아닌 수많은 길 중 하나일 뿐이고 앞서 말했듯 사진은 재미있게 찍으면 그만이니까요.
자동차사진 강좌는 3부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