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불곰입니다.
얼마 전 '메르스 사태 발생 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습니다. 술을 마셨다면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이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안타깝게 여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고의적인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음주운전 처벌 기준에 대해 잘못된 소문과 오해를 사실로 믿고는 '이 정도까진 음주운전이 아니야~'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나는 술을 마셔야 운전이 잘 되는 체질이야"
정말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죠? 그런데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알코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수도 없이 나왔는데도 말입니다.
술을 마시면 시야의 범위가 줄어들 뿐 아니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처 인지 반응 시간이 떨어지는데요. 이는 곧 평소라면 쉽게 볼 수 있던 곳을 못 보게 되며 급제동을 해야 할 때를 놓친다는 말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하는 괜찮아"
현행법상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혈중 알코올 농도 0.05%입니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가장 많은 것 같아요. 0.05%라는 기준은 한국인의 알코올 해독능력 평균치에 따른 기준일 뿐 결코 안전기준이 아닙니다. 또한 평소 술이 빨리 깨는 체질이라 하더라도 항상 같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단 한 모금의 술을 먹었어도 운전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잠깐 자고 일어나면 다 깨"
이 역시 흔한 오해입니다. 아무리 많이 마셔도 잠시나마 수면을 취하면 알코올이 빨리 분해되어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본인은 술이 깼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체내 알코올 성분이 모두 분해되는 데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음주 습관에 따라서는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위험할 수 있겠지요.
과음을 한 다음날 숙취가 남은 상태에서 하는 운전을 숙취운전이라고 부릅니다. 숙취로 인한 두통과 집중력 저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와 관계없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운전을 자제하는 편이 좋습니다.
"운전석에 앉아만 있었는데도 음주운전인가요?"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운전목적 없이 단순히 시동 걸린 차 운전석에 앉아만 있거나, 시동을 켜지 않은 상태로 차가 이동됐거나, 차에서 잠을 자던 중 실수로 출발 기어가 들어가 이동됐거나 하는 경우 음주운전으로 보지 않습니다. 물론 상당히 희귀한 경우들이긴 합니다만, 위와 같은 경우 무죄로 판결 난 판례들이 있어요. 이 판례들에서 포인트는 운전을 하려는 의지의 유무를 따졌다는 점입니다.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할 목적으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에 발을 올렸다면 비록 1mm도 움직이지 않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봅니다.
"동승자도 처벌 받나요?"
현행 도로교통법엔 음주운전 차량 동승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지만, 형법으로는 처벌받을 수 있어요. 음주운전은 엄연한 범죄이며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하도록 형법 제32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당되는 경우는 정신적 또는 물질적으로 음주운전 행위를 돕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세 명의 친구 A, B, C가 함께 술을 마시고 A가 운전하도록 B가 부추겨 A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가다 경찰에 단속이 됐다면, A는 음주운전, B는 음주운전 교사죄, C는 음주운전 방조죄로 각각 처벌받게 되는 것이죠.
"언제 운전이 가능할까요?
대표적인 음주측정 방식인 위드마크(Widmark) 공식에 따른 알코올 분해 소요시간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계산법은 섭취한 술의 양에 알코올 농도 및 비중, 체내흡수율을 곱한 값을 측정자의 체중과 남녀 성별계수를 곱한 값으로 나누는 식입니다. 결국 위의 표는 술을 마신 시간, 안주, 피로도, 나이, 현재 건강상태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값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본인의 체질에 따라 반드시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음주운전 벌금은 얼마나 나올까요?"
음주운전 벌금은 음주측정 수치에 따라 다르고, 추가적인 사고에 따라 또 다릅니다. 아래의 표는 중앙경찰학교 교통학과의 이장선 교수님께서 취급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처벌 내용의 일부입니다.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음주운전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우선되어야 하겠습니다.
불곰은 다음 시간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