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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세차 하던 노인이 전하는 교훈은 과연 - 자동차 언어 영역

2015. 9. 29. 07:00


셀프세차 하던 노인이 전하는 교훈은 과연 - 자동차 언어 영역


안녕하세요. 불스원입니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응용 가능한 자동차 관리 용어들을 알아보는 '자동차 언어 영역'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엔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두 명의 외국인 친구 Tom과 Jane의 대화로 엔진케어 용어를 알아봤었어요.



그리고 어느덧 세 번째 자동차 언어 영역인데요. 오늘은 다소 어렵게 느끼실 것 같아요. 글이 꽤 길거든요. 윤오영님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을 학창시절 다들 한 번씩은 읽어보셨죠? 점점 사라져 가는 장인정신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담한 어조로 써 내려간 수필입니다. 각종 패러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의 새로운 패러디 버전이 등장했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셀프세차 하던 노인이 전하는 교훈은 과연 - 자동차 언어 영역



<셀프세차 하던 노인>


 벌써 4년 전이다. 내가 첫 차를 산 지 얼마 안 돼서 셀프세차 동호회에 가입은 했는데 세차용품은커녕 자동세차만 돌리던 때다. 그날도 동호회 *먹벙 전에 자동세차나 하러 가려는데 동대문 맞은쪽 허름한 셀프세차장에 '손세차 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든 노인이 있었다. 자동세차랑 많이 다를까 싶어서 손세차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했더니

 "손세차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자동세차나 돌리시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닦아라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닦고 있었다. 처음에는 *고압수를 호쾌하게 쓰는가 싶더니, *미트를 이쪽 한 번 저쪽 한 번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닦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헹궈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약속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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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닦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하십시오."라고 했더니, 버럭 화를 내며,

 "*득광을 해야 *디테일링이지, 물칠만 한다고 세차가 되나."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손세차 맡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닦는다는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약속시간 다 됐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자동세차나 하슈. 손세차 안 하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약속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닦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어지고 늦어진다니까. 디테일링이란 자동차와 사람이 영혼으로 하는 대화인데 진심이 안 담기면 쓰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버핑하던 것을 멈추고 태연스럽게 도장면에 가까이에 얼굴을 대고 눈을 가늘게 뜬 채 보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보닛에 이리저리 얼굴을 비춰 보더니 다 됐다고 한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세차다.


---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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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 장소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더니 서울지역장 세차의달인님은 세차를 기똥차게 했다고 야단이다. 본인이 어렵게 구한 왁스보다 광택이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동세차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세차의달인님의 설명을 들어 보니, 왁스를 너무 많이 바르면 *헤이즈가 생겨 되려 지져분해 보이고 버핑 하기에도 힘이 들며, 너무 적게 바르면 코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조만간 다시 세차를 해야 한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왁싱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셀프세차 하던 노인이 전하는 교훈은 과연 - 자동차 언어 영역



  요점정리

제목 : 셀프세차 하던 노인

작자 : 미상

형식 : 수필(경수필)

문체 : 우유체, 간결체

성격 : 교훈적, 신변잡기적, 회고적, 서사적, 셀프세차에 혼을 담는 장진 정신의 소멸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글

표현 : 일상적 체험을 회고적 기법으로 표현,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여 사건의 추이를 서사적으로 표현함, 대화, 묘사, 서술을 적절히 사용하여 표현의 묘미를 살림.

구성 : 4단계 구성으로, 현재-과거-현재의 순서에 따른 시간적 입체적 구성.

1. 셀프세차를 하던 무뚝뚝한 노인

2. 서울지역장 세차의달인님의 칭찬과 나의 뉘우침

3. 옛 사람들이 보였던 장인 정신

4. 셀프세차를 하던 노인에 대한 향수 

제재 : 셀프세차 하던 노인

주제 : 장인 정신의 숭고함(소신 있는 삶의 아름다움), 진정한 디테일러의 정신 예찬



  용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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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수 : 셀프세차에 필수적인 고압수는 고압분사기 또는 고압세차기라고도 부르며 높은 수압이 특징이다. 수압은 세차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수압이 약하면 도장 표면에 붙은 이물질을 제대로 제거하기 어렵다. 그러나 고압수의 핵심은 수압이 아니라 세정력에 있다. 세정력은 수압과 물의 토출량에 비례하여 수압이 높더라도 토출량이 적으면 세정력이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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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핑 : 표면을 연마하거나 광을 내는 작업을 버핑이라고 한다. 여기서의 버핑은 왁스를 도포한 뒤 부드러운 천으로 문질러 광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 ▶ 왁스 사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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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미트 : 차체를 카샴푸로 닦아 내는 데에 사용되는 것으로 워시미트와 스폰지가 많이 쓰인다. 카샴푸의 거품을 최대한 많이 머금을 수 있는 소재로 많들어지게 되며 작은 모래가 사이사이에 끼기 쉬우며 그대로 차를 닦으면 흠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득광(得光) : 디테일링의 마무리는 대개 왁스 코팅을 하여 차체를 눈부시게 가꾸는 것이며, 바로 이렇게 얻어진 광택의 최고 경지를 득음(得音)의 경지에 착안하여 득광의 경지라 한다. 


*디테일링 : 차량 관리 방법의 가장 상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신차보다 더욱 훌륭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디테일링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디테일링을 거친 차량은 그 가치가 극대화되고, 오염에 강해지며, 자동차 오너의 자부심을 상승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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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 : 왁스 코팅 후 얼룩이 올라와 뿌옇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왁스 원료 구성 중 고점도의 원료를 사용함에 따라 차체 표면의 과도한 추적이 그 원인이며, 왁스 레이어링을 얇게 여러 번 하는 것으로 방지할 수 있다.


*카나우바왁스 : 카나우바야자수의 잎과 싹에서 얻어진 카나우바 성분을 정제하여 만든 왁스다. 흡착력이나 광택력, 지속력 등이 우수하여 차량용 왁스 중 최상위에 속한다.


*레이어링 : 왁스 레이어링(겹바름)은 한층 더 견고한 피막을 형성하여 광택과 보호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왁싱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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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왁스 : 액체 형태의 왁스로 간편한 사용이 가능하며, 가벼운 오염 제거에도 탁월하다. 


*웻룩(Wet-look) : 왁스를 사용하여 연출할 수 있는 물에 잠긴 듯한 은은하고 깊은 광택을 말한다. 카나우바왁스로 정성껏 작업했을 때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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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딩(Beading) : 코팅된 도장면 위에서 물방울이 마치 구슬처럼 둥글게 맺히는 성질이나 모습.


*슬릭(Sleek) : 사전적 의미는 '매끄럽고 윤이 나는' 모양새를 뜻하며, 디테일링에서는 코팅을 한 도장면을 손등으로 쓸었을 때 느껴지는 부드러움을 말한다.






장인정신이 깃든 왁스코팅만 남기고 홀연히 떠난 노인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 모쪼록 뒤늦게라도 주인공과 만나 치맥에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성사되었으면 좋겠네요. 자동차 관리 용어들을 쉽고 친숙하게 배울 수 있는 자동차 언어 영역! 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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